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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5.21 왜 아직도 친일파가 살아있을까

왜 아직도 친일파가 살아있을까




위안부가 뭐에요?


 SBS뉴스 김종원 기자가 서대문 형무소를 찾은 한 학생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위안부가 뭔지 알아요?" 학생의 대답이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잘모르겠는데요. 독립운동 했던 곳?" 


하지만 저는 <친일파는 살아 있다>를 읽고 민망해졌습니다. 학생을 나무라기에 저 또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구한말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조명합니다. 저자는 자신이 수집한 다양한 친일파에 관련한 역사적 사례와 미완의 친일파 청산 문제에 대한 연구 자료, 다른 나라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친일파 청산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합니다.


을사조약이 아니라 '을사늑약'


저는 고등학교 때 배운대로 임진왜란이나 을사조약이라는 말을 쉽게 사용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말을 사용할 때 정확한 뜻을 알고 사용해야 겠습니다.


저자는 '임진왜란'의 '란'이 내부에서 일으킨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일본은 외부 세력이므로 '임진왜란'은 '임진조일전쟁'으로 고쳐 부르는 게 정확하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을사조약'과 '한일병합'은 일본에 의해 강제로 체결됐다는 점에서 '을사늑약', '한일병탄'으로 고쳐 불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저는 일제가 조선 민족 말살 정책의 하나로 추진한 '창씨개명'이 단순히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꾼다는 뜻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은 다릅니다. 창씨개명의 정확한 뜻은 '조선에는 없는 씨를 창설하고, 이름을 고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어 "성을 바꾸었으니 '개자식'이 된 단군의 자손"이라는 뜻으로 '견자웅손'으로 창씨계를 제출했다가 퇴짜를 맞은 선조의 이야기, "짐승이 되어 사느니 차라리 깨끗한 죽음을 택한다."며 자결한 류건영의 이야기까지, 창씨개명에 저항한 선조들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한편 친일파의 변명 중에 일제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친일을 했다는 논리가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하지만 창씨제도가 시행되기 전부터 창씨개명을 했던 공주 갑부 김갑순, 조선어 폐지를 주장 했던 현영섭 등, 책에서 소개하는 극렬 친일파에게는 이러한 변명이 통하지 않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친일파 청산


저는 광복 이후 친일파 문제 청산이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책은 "내가 죽거든 국립묘지에 묻지 말라"고 했던 조경한 선생의 유언을 소개합니다. 그가 그렇게 말했던 이유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내에 친일 전력자가 묻혀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죽어서도 친일파와 함께 묻혀있는 다른 선조의 고통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과거에 친일파 문제 청산이 시도된 적이 있었습니다. 저자는 제헌국회가 '반민족행위자를 처벌하기 위한 특별법'을 시행하고 특별조사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당시 민중의 친일파 숙청 열망에 응답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친일파 청산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이승만과 그의 주변에 있던 친일 세력의 방해 공작으로 안타깝게도 반민특위가 와해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책은 2005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의 출범과,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2009년 공동으로 펴낸 <친일인명사전>을 소개합니다. 


저자는 2011년 6월 KBS가 전파로 내보낸 '백선엽 특집 방송'이 그의 친일 행적은 간단히 소개하고 그의 공적만 부각시켰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친일파 문제 청산이 완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역사에 만약은 있다


저자는 해방 직후 친일파를 청산한 중국이나 북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의 프랑스의 사례를 통해 이 나라들은 과거청산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도 친일파 청산을 완결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역사에 만약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흘러간 과거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만약'이라는 의문에 역사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이 역사에 대한 반성과 그로 인한 교훈을 통해 친일파 청산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친일파는 살아있다 - 10점
정운현 지음/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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