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재발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5.15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경남의 재발견-내륙편
  2. 2014.05.14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경남의 재발견-해안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경남의 재발견-내륙편



 발품을 판다는 것, 고생길이 훤하게 보이는 일이다. 하지만 고생 뒤에 즐거움이 찾아온다는 사실은 경험해 본 사람 만이 알 수 있다. 2년 전 여름, 친구와 단둘이 4박 5일 제주도 도보여행을 떠났다. 고생한 만큼 얻은 게 많은 뜻깊은 여행이었다. 


하지만 경남을 여행하기 위해 애써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발품으로 경남을 기록한 <경남의 재발견-내륙편>이 있기 때문이다.


내륙편에 나오는 지역은 진주, 김해, 밀양, 양산, 의령, 함안, 창녕, 산청, 함양, 거창, 합천, 총 11곳이다.


앞서 포스팅했던 해안편에 나오는 지역은 바다를 안고 있다. 하지만 바다가 있다고 해서 꼭 어업이 발달하지는 않았다. 고장마다 독특한 삶의 방식이 있었다. 


내륙편에서도 마찬가지다. 강과 산이 있다고 해서 농사만 짓는 게 아니다. 공업도시로 우뚝 선 지역도 있고, 교육도시의 면모를 자랑하는 지역도 있다.


특히 '진주'가 그렇다. 넓은 들판과 남강이 있지만 농업을 앞세우지 않는다. 진주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교육'. 진주 사람 3-4명 가운데 1명은 학생, 선생, 또는 교육 관계자라고 한다. 경남 최초라는 근대식 학교 '진주 소학교'와 경남 최초 교육기관인 '진주향교'의 존재가 '교육도시'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반대로 '양산'은 공업도시다. 창원과 함께 경남을 대표하는 공업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양산에는 '경남·부산·울산 노동자 성지'가 있다고 한다. 바로 하북면 답곡리 솥발공원묘역이다. 지역 민중단체가 '영남권 열사묘역'으로 만들었다는데, 같은 공업도시 창원에 사는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김해'는 양산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양산은 "행정은 경남, 법원·검찰은 울산, 세무 관련 기관은 부산에 있다 보니 경남에 대한 소속감은 부족하"다고 한다. 김해는 행정구역 개편으로 김해평야의 상당 부분이 부산으로 편입되었고, 이제는 경전철이 놓여 부산과 더욱 가까워졌다. 광역시 옆에 위치해 얻은 점도 있지만, 잃은 점도 있는 두 지역. 경남에 대한 소속감은 부족하지만, 고유의 지역색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블로그 제목의 주인공 '도균이'가 사는 '밀양'. 도균이는 매년 여름 더위 때문에 고생이 많다. 동·북·서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솟은 산이 분지를 형성하고, 갈수록 녹지가 줄어드는 데서 그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런 밀양에 냉기를 뿜어내는 '얼음골'이 있다는 사실이 웃기면서도 신기했다.


요즘 딱딱한 의자에 앉아 책을 읽다 보니 편안하게 독서할 수 있는 곳이 절실하다. 나라에서 글 좀 쓴다는 묵객들이 저마다 글귀 하나씩을 남기곤 했다는 '진주 촉석루', 문경새재 아래 영남을 대표한다는 '밀양 영남루'를 비롯해 '함안','함양','거창'에 많은 누각과 정자가 있다고 한다. 정자에 앉아 자연을 벗 삼아 책을 읽는 호사로움을 주말을 이용해 즐겨야겠다. 


'사카린 밀수 사건'의 '삼성' 창립자 이병철과 독립운동자금을 조달했던 '백산상회'의 안희제는 '의령'에서 태어났다. 삼성은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지만, 명맥을 이어가지 못한 백산상회는 문을 닫고 말았다. 부자동네 '의령'에서 태어난 두 '부자'의 엇갈린 운명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창녕'편에서는 배곯는 고향민을 위해 양파를 들여온 성재경 선생의 이야기가 인상 깊다. 마을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 것에 그치지 않고, 연구하고 정보도 공유하자는 취지로 '경화회'도 만든다. 세상을 떠나기 전 설립한 양파냉장회사의 주식을 경화회 회원들에게 나눠주고 떠난 그의 이야기에서 지역민을 생각하는 그의 애틋함을 느낄 수 있었다.


유학자 남명 조식 선생이 말년을 보낸 '산청'과 그가 태어난 '합천'은 다른 아픔을 안고 있다. 국군에 의해 학살당한 산청 사람, 일본 원자폭탄의 피해자 가운데 10퍼센트를 차지하는 합천 사람. 그들의 슬픈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식 선생이 "과감하게 실천하"라던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경남의 재발견>을 읽고 난 뒤, 지도와 책을 들고 경남을 여행하는 내 모습을 그려보았다. 이승환, 남석형, 박민국 기자가 발품을 팔아준 덕분에 편안한 여행이 되리라 의심치 않았다. 언젠가 나도 발품을 팔아 책을 쓴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 적어도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빠져서는 안되겠다.



경남의 재발견 (해안편 + 내륙편) - 전2권 - 10점
이승환.남석형 지음, 박민국 사진/피플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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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경남의 재발견-해안편



 한 번은 난감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부산에서 친한 대학 선배가 창원을 방문했다. 만나자 마자 선배가 대뜸 말을 꺼냈다. "창원에 상남동이라고 있다며? 유흥가로는 전국구라던데? 오늘 거기나 놀러가자, 딴거 뭐 볼거 없잖아." , "딴거 많은데..." 하면서도 막상 다른 곳으로 안내 하자니 떠오르는 곳이 없었다. 


<경남의 재발견-해안편>은 제목 그대로 '재발견'이다. 알고 있지만 막상 떠오르지 않는 '경남', 시간에 쫓겨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던 '경남'을 새롭게 정의하는 책이다.


<경남의 재발견>은 총 2권으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책을 나눈 기준이 독특하다. 총인구, 시·군, 이름으로 나누어도 될 법 한데, '해안편'과 '내륙편'이다.


'해안편'에 소개되는 지역은 같은 해안을 끼고 있지만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다. 지역의 특색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배려이지 않을까.


<경남의 재발견>은 단순한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책이 아니다. '역사'와 '사람'이 만드는 '과거와 현재의 기록'이다.


볼거리와 먹을거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연결고리 역할에 충실하다또한 경남의 아득히 먼 역사를 문화해설사, 향토사학자, 환경운동가, 주민 등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친절하게 소개한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지역은 '창원'이다. 몇년 전만 해도 타지역 사람에게 창원을 소개하면, '공업도시', '교과서에 나오는 계획도시', '창원대로가 있는 도시'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창원이 어디냐고 되물어 보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마산 옆이라고 말하면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공업도시의 이면에 철새의 보고, '주남저수지', 특산물, '창원 단감·대산 수박'이라는 자연의 건강함을 갖고 있는 곳.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삼귀 해안도로'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 책에서 소개되는 창원은 '공업도시' 외에도 붙일 수식어가 많은 매력적인 도시다.


"오늘날에도 여기 사람들이 마산 전성기를 자랑할 때면 빼놓지 않는 장면"은 집안어른들의 '마산'에 관한 추억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나에게 낯선 이야기였다. 


'민주성지'라는 기치 아래, 불의에 항거한 마산시민의 뜨거운 정신과 '마산 아귀찜'에 숨어있는 매운맛.

책에서 소개되는 '마산'은 뜨겁고, 또한 매웠다. 더욱이, 소개되는 수 많은 예인들의 이름을 보면서 '마산은 예향'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내가 자주 가던 돝섬에 얽힌 전설, 친근한 어시장과 무학산, 창동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면서 잊고 있던 마산의 친근함을 느낄수 있었다.


그 밖에, 일제의 흔적을 자신의 것으로 발전시킨 벚꽃과 해군의 도시 '진해' 

"어머니가 큰 솥 끓는 물에 수제비 반죽을 툭툭 던져놓은 것 같다"는 '통영' 

넓은 갯벌과 "지리산을 병풍처럼 볼 수 있다"는 '잘나가면' 빠지는 '삼천포' 

아름다운 바다 '해금강'의 뒤로 역사의 아픈 상처를 안은 '거제' 

"한려수도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바다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길'이 있는, 공룡의 고향 '고성' 

지족해협의 물살처럼 '드세다'는 사람들이 일구어 놓은 억척스러운 계단식 논, '다랑이'가 있는 '남해' 

"한번 찾은 이들에게 그리움을 남긴다"는 섬진강이 흐르는 '하동' 

총 9곳의 경남 해안지역의 매력적인 도시를 소개한다.


1년에 한 번 출가한 딸들이 고개에 올라와 친정 가족을 만나던 진해의 '만날고개'가 평소 내가 즐겨 찾는 야경지라는 사실, 대학 시절 사물놀이패의 일원으로 잠깐 가보았던 통영의 또 다른 모습, 어릴 적 갯벌체험을 하고, 이모를 만나러 가던 삼천포가 있는 사천, 친구들과 처음 함께 여행갔던 거제, 군복무를 하며 대민봉사지원을 나가 수확 해보았던 남해의 마늘, 그리고 기회가 닿지 않아 가보지 못했던 하동의 모습.


내가 아는 곳을 한번 더 확인하고 그 곳과 관련된 추억을 되새기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반대로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지역의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억누르고 있던 여행 욕구가 책을 보는 내내 꿈틀거렸다.


<경남의 재발견-해안편>은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 경남에 있는 지역의 역사를 공부하려는 사람, 손님이 찾아 왔는데 소개할 볼거리·먹을거리가 생각나지 않는 사람, 지역민, 타지인, 해외여행객, 어느 누구에게나 경남의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과거'를 여행하고, 볼거리와 먹을거리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친절한 기회를 제공한다.



경남의 재발견 (해안편 + 내륙편) - 전2권 - 10점
이승환.남석형 지음, 박민국 사진/피플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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