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병아리, 선배의 실수에서 가르침을 얻다



선배의 실수에서 배워라


 자신 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을 예의주시 해야 한다. 말투, 행동, 습관, 생각, 모든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입사 후 가진 인턴 교육시간에 "선배의 실수에서 배워라"는 말을 들었다. 선배의 행동을 거울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는 선배 기자의 값진 가르침이다. 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 었던 저자는 사실을 왜곡하는 언론보도에 충격을 받고 본격적인 기자생활을 결심한다. 하지만 이내 촌지 관행에 물 들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참회의 마음으로 '경남도민일보' 창간에 참여하고, 그 때부터 도민에게 떳떳한 기자가 되기를 약속한다. 책은 저자가 생각하는 '기자'의 자세, 타파해야 할 언론계의 잘못된 관행, 그리고 '지역신문'이 지향해야 하는 길에 대해 설명한다.


관행의 돌탑을 쓰러트려라


촌지관행, 기자실의 폐단, 왜곡보도, 잘못된 취재관행, 인맥과 연고주의의 함정.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일부의 이야기, 영화에나 나오는 이야기로 생각했다. 그러나 잘못된 '관행'을 마치 '법'처럼 생각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우리나라 민법은 '관습법'의 존재를 인정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지켜져 내려온 관습이 법으로써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사회의 법적확신을 얻어야 한다. 사회구성원이 인정하지 않는 잘못된 관행은 어떠한 논리로도 합리화 할 수 없다.


저자는 혼자서 촌지를 거부 할 용기가 없었다고 고백한다. 등산을 하다 보면 누군가가 쌓아 놓은 돌탑을 발견 할 수 있다. 만져서는 안될 것 같은데, 더군다나 쓰러트리는 행위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나는 기자 세계의 촌지관행이 돌탑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참회의 마음으로 '돌탑'을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700만원의 대출금을 그동안 받은 촌지를 토해내는 심정으로 '경남도민일보' 창간자금으로 내놓는다. 그리고 글을 통해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던 촌지관행의 존재를 고발한다. 


이러한 '양심선언'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취재원에게 대접받는 식사를,  "그거나 촌지나 뭐가 다르냐."고 하거나, '경남도민일보'가 '1만원 이하 기념품류의 선물은 받을 수 있다.'고 허용하는 것에 시비를 건다. 저자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단호하게 말한다. '자신은 전혀 실천할 수 없는 주장을 무기삼아 나름대로 윤리와 도덕을 지키려는 상대방을 헐뜯으려는 궤변'이라고. 나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모두가 '네'할 때, '아니오'할 수 있는 행동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공공저널리즘은 '행동'하는 지역밀착보도


작년, 창원시 귀산동 해안에서 덤프트럭이 도로가에 앉아 있던 세 사람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를 목격했던 내 친구는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여성 피해자가 임신한 상태로 보였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지만 친구가 걱정하는 피해자의 현재 상태에 대한 기사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관행을 깨트리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지만, 지역신문을 살리는 일은 용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저자는 지역신문이 '공공저널리즘'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지'에서는 볼 수 없는, 지역신문에서만 볼 수 있는 기사를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지'는 전국 범위의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정작 내가 필요한 지역의 정보에는 소홀하다. 내 친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큰 사건·사고가 아닌 이상 '서울지'에서 친구가 원하는 정보는 찾아 볼 수 없다. 


저자가 편집국장으로 있는 <경남도민일보>는 적극적으로 '공공저널리즘'을 표방한다. 하지만 단순한 '지역밀착보도'가 아니다. 관언유착의 원인이 되는 '계도지', 물길이 막혀 오염된 '마산만'의 실태를 보도에서 그치지 않고, 서명운동을 제안하고, 여론을 모으는 등, '행동'하는 지역밀착보도를 실천한다. 


말보다 행동하는 기자가 되어야


맺는 말에서 저자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기자가 되었다는 말을 하는 신참기자가 드물다고 한다. 잠시 내가 면접에서 했던 말을 떠올려 보았다. 잘못된 것을 바꿔보겠다는 어설픈 각오를 내비쳤던 것 같다. 책을 읽고 난 뒤 그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이야기였는지 깨달았다. 말로는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제 나는 기자라는 직업을 조금씩 경험하게 될 것이다. 생각과는 다른 현실에 충격을 받을 수도 있고, 반복되는 일상에 익숙해져 나태해 질 수도 있다. 그때마다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를 떠올리면서 나 자신을 채찍질 하리라 다짐한다.


 

대한민국 지역신문기자로 살아가기 - 10점
김주완 지음/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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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도균 2014.05.20 09:41 address edit & del reply

    점점 좋아지고있구만 굿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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